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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으로지하철의 그녀 #2
LV.47 FaCer #4 · RANK 1 · 2007-01-18 · 조회 2762
"자. 떨이요 떨이~ 공장이 망해서 가방을 단돈 만원에 드립니다~"
-_-
정말 떨이처럼 느껴질 정도의 안타까운 디자인과
눈으로만 봐도 왠지 손으로 찢어발겨질듯한 재질과 매듭상태.
싸게 파는 곳들은 대부분
'가게가 망했어요'
'공장이 망했어요'
등등의 푯말을 걸어놓고 물건을 파는게 보통인데
정말 이 가방은 가만 냅둬도 망하는게 당연지사인듯한 구조를 보이고 있었다.
바로 옆에는 옥수수 파는 아저씨가 가방을 의심스러운듯이 쳐다보며
옥수수를 팔고 있었다.
허기가 졌던 난 옥수수를 먹기로 했다.
현승 : 마치 재배하다가 말아버린 짜리몽통한 요 옥수수 한봉다리는 얼마렵니까?
아저씨 : 천원
현승 : 주세요
정말 재배하다 귀찮아서 때려치고 쪄버린듯한 짜리몽땅한 옥수수세개였지만
단돈 천원이라길래 바로 돈을 상납했다.
아저씨 : 천원 더줘
현승 : ?
아저씨 : 천원 더달라고
현승 : 천원이라면서요
아저씨 : 내가 언제? 이천원이라고 했어
현승 : 전 분명 천원으로 들었어요
아저씨 : 이천원이라고 했어
현승 : 아니 무슨 이런 올챙이 같은 옥수수 세개에 이천원인가요
아저씨 : 사기싫음 말던가
현승 : 그럼 다시 돈주셈
아저씨 : 이미 줬으니 내꺼
현승 : 헐
씨발-_-
아무리 밥벌어먹고 살기 힘들다지만
이건 무슨 지랄맞은 시츄에이션인가요
하지만 현승군.
다시 웃으며 아저씨께 말했다.
현승 : 그러지 말고 옥수수 천원에 줘요
아저씨 : 안돼.일반 양산형 옥수수와는 맛이 틀려
현승 : 옥수수가 옥수수지 무슨 프라다에서 재배한 옥수수인가여
아저씨 : 안돼.이건 장인정신이 들어간 특급 옥수수야.
현승 : 역무원 부를까요
아저씨 : 천원에 줄께
바로 옥수수 한봉다리를 쥐어주는 아저씨-_-
인간이 살기위해서 해야 할 것들중 한가지를 배운듯한 기분이였다.
여튼 그렇게 옥수수를 충동구매하고 옥수수를 꺼내며
3호선으로 갈아타는길을 걸어갔다.
'장인정신이 들어간 옥수수라...'
한입 베어먹었다.
"우드득"
......
...................
무슨놈에 옥수수 씹는데 우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딱딱하냐-_-
마치 어렸을 적에 자주 먹었던 밭두렁(옥수수맛 과자.작고 딱딱함)을 먹는 기분이였다.
장인정신으로 만든 옥수수가 이따위면
국가의 존폐를 걸고 만든 옥수수는 씹자마자 턱이 부셔지겠네연
그래도 위장은 여전히 옥수수건 수수깡이건 개의치 않고
계속 쑤셔 넣으라는 신호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옥수수를 우지끈 씹어먹으며 3호선 전철을 기다리는데
어디서 낯익은 면상의 여자가 줄을 서고 있었다.
'앗! 비록 침은 존나 쳐 흘리시지만 아리따운 저 아낙네는!!!"
입술 옆에 닦다만 침자국만 봐도 누군지 알 것 같더라-_-
쳐먹던 옥수수는 다시 비닐봉지에 넣고
이빨 구석구석 틈새를 공략했던 옥수수를 제거하는 작업을 한 후에
그녀에게 다가갔다.
현승 : 오랜만이에요
그녀 : 헉
현승 : 잘 지내셨죠?
그녀 : 왜 따라 오셨어요?
현승 : 왜 침을 흘리셨어요?
그녀 : 그래도 따라오실줄이야...아깐 정말 죄송했어요
현승 : 아녜요.저도 3호선 타야되서 이리로 온건데 마침 여기 계셨네요
그녀 : 아...네......
수줍어 하는 그녀*-_-*
하지만 다시보니 눈빛은 내가 갈구친다는 눈빛과
수줍은듯 하지만 사실은 얼굴이 일그러져있었다.-_-
드라이 안해줘도 되니깐 면상좀 펴라.
현승 : 이것도 인연인데 어디가서 차나 한잔...
그녀 : 바빠서요......
현승 : 그럼 차는 다음에 먹기로 하고 밥이나 한끼...
그녀 : 바빠서요......
현승 : -_-그럼 연락처라도 알수 있을까요?
그녀 : 저 남자친구 있어요
현승 : 아...네......근데 그건 안물어봤는데^^
그녀 : 아까는 죄송했어요.전 가볼께요
현승 : 전철 안타세요?
그녀 : 아...갑자기 교대에서 약속이 생겼네요.^^
현승 : 네.살펴가세요
-_-
무림의 기술중 하나인 경공을 쓰며 빠르게 사라지는 그녀.
죄송하긴 했는지 가다가 나를 보고 고개숙이며 인사하고 휑 하니 사라졌다.
새해 정초부터 금속조차 녹여버리는 불꽃같은 러브러브 대행진을 하려 했지만
떡밥이 구렸는지 좀처럼 쉽게 낚아지지가 않았다.
다시 옥수수를 꺼내서 아까보다 좀 더 강한 턱힘으로
옥수수를 부셔먹으며 약속장소로 몸을 전철에 실었다.
P.S
거꾸로 탔는데 그것도 모르고 앉아마자 옥수수물고 쳐자서
약속시간이 30분 지체됐다.-_-
지랄같은 인생이여...언제 개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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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린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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